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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작은곳

밀려드는 무기력함

by 핑금 2022. 11. 13.

호주에 온지 한달차, 오자마자 자격증 따고 구직할 생각이었는데

오자마자 감기에 걸려서 이주를 날려버리고 자격증을 겨우 하나 땄다. 

백패커스에서 나와서 쉐어하우스에 들어온지도 이주차, 일을 너무너무 하기 싫다.

뭐든지 생각없이 확 해버려야되는데, 시간을 너무 끌었다.

시작하기가 두려워져버렸다. 젠장.

어릴땐 아무 생각없이 살았는데, 라고 쓰려고 했는데 어릴때도 생각 많았던듯

근데 크고나니 그때 하던 생각은 별거 아닌 느낌... 딱히 생각도 지금에 비해 많이 안한 것 같다.

왜냐면 생각할 틈없이 그냥 다음 학년으로 넘어가면 되니까, 

다음 스텝을 생각하면서 살지 않아도 되니까.

쓰다보니 느끼게 된건, 한국에 있을때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 결혼 아기낳기

이렇게 길이 다 정해져 있으니 별로 인생에 대해 생각할게 없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렇게 길이 정해져 있는 게 짜증나고 싫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꽉막혔긴 하지만,

그게 제일 쉽고 편한 건 맞는 것 같다.

 

근데 나는 어쩌다 어려운 길을 걷게된 거지...

인생을 잘 몰고 가다가 갑자기 핸들을 놓친 기분이다.

어쩌면 인생을 잘 몰고있다는 착각 중이었는데 핸들이 원래 있었던가? 하고 자각하게 된 기분.

나혼자 멋대로 핸들을 조정할 수 있어지니 오히려 어디로도 못가겠는 느낌이다.

한번도 내 생각대로 산적은 없는 것 같다. 고등학교도 어느정도 선택하고 대학교도 과도 내가 선택하긴 했지만, 

정말 자유로운 의사결정이었는가 물으면 그냥 무난한 것, 남들이 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한 것 같다.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이 고생을?...

 

요즘 벼랑끝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해도 그런듯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고 여기서 앞으로 가지 않으면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그런 늪에 빠져서

내가 열심히 노력해야만 조금씩 탈출할 수 있는데, 힘이 빠진 기분이다.

근데 또 생각해보면 나는 힘을 쓴적이 없는데 왜 힘이 빠진거지 싶고....

아주 우울을 파고 들어가는 군

 

티스토리는 돈이 된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역시 잘 쓰게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일기장으로 전락할 예정.

뭘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재미도 없어졌다.

네이버 블로그를 더 꾸준히 쓰고 있는게 함정ㅋ

 

아니 쉐어하우스는 이정도면 좋은 집인 것 같긴한데, 다른 사람들도 너무 시끄럽거나 몰상식한 행동 별로 안하고...

근데 왜이렇게 불편한지 모르겠다.

나만 만년 백수처럼 매일 집에만 있으니 뭔가 눈치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새벽에 일하러 가서 오후 세시쯤 집에오는데 나는 항상 집이니까 ㅋㅋㅋ

다들 마주치면 할말이 없으니 일은 구했어? 로 시작하는데 

명절에 만나는 친척같이 불편하다.

나는 내가 이정도 성격인지 몰랐는데 그냥 사람을 싫어하는 것 같다.

폐쇄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진단 건 알았는데 이정도일 줄이야. 영어가 안되니 더 그런듯

이럴땐 오히려 사람 많은 데에 가야하나...

 

큰방에 엄마와 초딩아들이 사는데 자주 싸운다.

지금도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짜증난다. 밖에 나가서 싸워...

 

의식의 흐름대로 썼더니 너무 솔직하게 쓴듯.

근데 아무도 안볼테니 괜찮다.

혹시 보는 이가 있다면 지금 듣는 노래를 추천해드리겠습니다.

Sasha Sloan - Dancing with your ghost

이노래 정말 좋아요. 무드있는 노래 좋아하시면 들어보세요. 

37층 정도의 해외 아파트에서 창문으로 해떨어지는 장면을 보면서 와인 마시는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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